[위기의 제조업] '숨은 알짜'를 찾아라
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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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8 | 0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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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수의 99%, 일자리의 88%를 차지한다. 하지만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군은 1% 비중에 불과한 대기업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수출하는 업체가 2.6%(9만4000개)에 불과하고 근무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다. 청년들이 취업재수나 삼수를 감수하고 대기업 입사에 목을 매는 이유다.
하지만 잘 찾아보면 대기업 못지않은 비전과 근무환경을 갖춘 중소기업이 있다. <머니S>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위기의 한국 제조업을 재조명하면서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나름의 경쟁력과 복리후생제도를 갖춘 ‘히든챔피언’을 찾아봤다.
◆국내 강소기업 1118개
히든챔피언이라는 개념은 ‘유럽의 피터 드러커’라 불리는 경영학계의 석학 헤르만 지몬이 창안했다. 그는 1997년 국내에 번역 출간된 저서 <숨은 강자들>에서 하나의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장악한 독일의 500개 중소기업을 ‘히든챔피언’이라 칭하고 성공비결을 분석했다.
지몬이 꼽은 히든챔피언의 조건은 ‘인지도가 낮지만 세계시장에서 1·2위 또는 소속 대륙에서 1위를 차지하고 매출액은 40억달러 이하’인 기업이다. 이들은 기업 평균수명 61년 이상, 평균매출액 4340억원, 평균성장률 8.8%, 주력분야에서 33% 이상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틈새시장을 지배한다. ‘작지만 강한 기업’이라는 뜻을 가진 강소기업 중에서도 특히 우량한 강소기업이 바로 히든챔피언이다.
하지만 이 기준을 국내 강소기업에 적용하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기업의 역사와 기술력 등에서 차이가 나서다. 대신 2012년 10월부터 고용노동부가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선정해 발표하는 것을 참고할 만하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한국기업데이터(KED) 기반의 330만개 기업정보 중 ▲임금체불이 없는 기업 ▲고용유지율이 높은 기업 ▲산업재해율이 낮은 기업 ▲신용평가등급이 B- 이상인 기업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및 공기업이 아닌 기업 ▲10인 이상 기업(건설업 30인 이상) ▲기타 서비스업이 아닌 기업 등의 요건을 고려해 강소기업을 선정한다.
이를 근거로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2017 고용노동부 강소기업’에 1만6973개 기업을 선정했다. 여기에 ▲초임 월급 200만원 이상 ▲근로시간 주중 야근 2회 이하 또는 주말근무 월 1회 이하 ▲복지혜택 4가지 이상 등의 추가요건을 통과한 강소기업을 청년친화강소기업으로 부른다. 이 기준을 충족한 기업은 1118개다. <머니S>는 이 가운데 고용노동부의 자문을 받아 3개의 히든챔피언을 선정했다.
◆히든챔피언①세화아이엠씨, 타이어 강자
1981년 TRISON기계 설립으로 기업활동을 시작한 세화아이엠씨(2014년 사명 변경)는 타이어제조기술 선도기업으로 전세계 몰드의 40% 이상을 점유하며 해외 40여개국에 수출한다. 세계 톱10 타이어메이커에 타이어를 공급하며 정규직 신입사원 평균연봉이 3600만원이다.
연구개발(R&D)·회계·인사·생산직 등의 직군에서 1000여명, 해외까지 포함하면 약 2000여명을 채용했다. 임직원 복리후생제도도 훌륭하다. 어학수당(1개 국어당 매월 30만원), 구내식당, 체력단련실, 주택담보대출, 유류비, 기숙사, 경조금, 휴양시설 할인, 사내동호회 활동 등을 지원한다.
채용은 서류전형과 임원진 면접을 거쳐 결정하며 선호하는 인재상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이다. 특히 해외법인이 많아 해외출장이 잦은 만큼 영업마인드를 갖고 해외바이어와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물론 전문적인 대화는 통역을 거친다. 또 컴퓨터·회계·CAD 등 업무에 맞는 전문자격증을 보유할 경우 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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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량공업 군수차량 적용모델. /사진=한국차량공업 홈페이지 캡처 |
◆히든챔피언②한국차량공업, 자동차분야 독자영역 구축
한국차량공업은 1967년 서울차체공업으로 출발해 자동차산업분야에서 독자적 사업영역을 구축하며 꾸준히 성장한 기업이다. 자동차 적재함, 군수차량·특장차, 건설기계부품, 특수차량 등을 생산하며 국내외 완성차제조사에 주력제품을 공급하는 한편 특수차량을 자체 개발해 해외에 수출한다.
사무직 대졸 초임연봉은 3700만원으로 최초 3개월간 수습기간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중소기업이지만 보상수준은 동종업계 최고수준이며 임금피크제를 만 58세에 시작해 60세까지 정년을 보장한다. 이후에는 본인이 희망할 경우 평가를 거쳐 1년 단위로 계약직 근무가 가능하다.
복리후생으로는 자체 리조트(연수원)와 국내 주요 콘도회원권을 보유해 임직원이 여가를 보다 편안하게 보내도록 지원한다. 또 임직원 자녀에게 취학 전 아동일 때부터 대학교까지 학자보조금을 지원하고 통근버스, 유류비, 중·석식, 체력단련장, 사내동아리 등도 운영·지원한다.
채용은 1차 서류전형, 2·3차 면접으로 진행되며 사무직 정시채용은 매년 12월, 생산직은 매년 5~9월 중 실시한다. 선호하는 인재상은 더불어 사는 것을 실천하고 창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개척하며 진취적 정신을 갖고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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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닷컴 내부. /사진제공=파수닷컴 |
◆히든챔피언③파수닷컴, 소프트웨어 강소기업
2000년 6월 설립된 파수닷컴은 경쟁력 있는 기술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글로벌시장에서 진가를 인정받는 소프트웨어 강소기업이다. 데이터·출력물·모바일·멀티미디어 보안 등 다양한 보안사업을 영위하며 지난해 직원 수는 300명, 매출액은 214억원이다.
DRM(디지털저작권 관리)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을 DRM 선진국으로 이끈 저력으로 애플리케이션 보안, 콘텐츠 관리, 클라우드서비스 등 사업분야를 확장하고 진입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기술분야도 꾸준히 개척 중이다.
신입사원 연봉은 학사졸업 3200만원, 석사졸업 3400만원으로 매년 10~11월 서류전형을 진행하며 12월 중으로 2차 면접 과정을 거쳐 채용한다. 파수닷컴 관계자는 “인원을 많이 모집하지만 이직률은 낮다”며 “연간 이직자가 1~2명 수준이고 최근 2~3년간 2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파수닷컴은 구글·네이버 등 굴지의 IT기업처럼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가 강점이다. 그림, 운동 등 14개 사내동호회가 활발히 활동 중이며 각 동호회 활동에는 소정의 금액이 지원된다. 이외에도 ▲사내도서관 ▲휴양시설 혜택 ▲경조금 ▲리프레시 휴가(3년 근속자에게 5일 제공) 등의 복리후생제도가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507호·제5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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