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 대방건설, 영업이익 '23%' 시행사 부채율 '5만%'
[위기의 중견건설] (2) 내부거래로 몸집 키운 '대방건설'… 당국 칼날
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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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중견건설업체의 급성장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수년째 이어진 글로벌 저금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건설업체들이 앞다퉈 주택사업에 목을 매는 동안 중견건설업체들은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웠다. 재계 상위 그룹 계열의 종합건설업체보다 매출은 적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낼 수 있는 이유는 시행사업에 있었다. 막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켜 주택사업을 하고 높은 분양수익을 통해 성장했지만 이 같은 사업 구조는 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려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분양 통계로도 분양경기 하강 신호가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낮은 중견건설업체일수록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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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1) "아파트 팔아서 재벌됐는데"… 중견 주택업체들에 드리운 '전운'
(2) 고분양가 논란 대방건설, 영업이익 '23%' 시행사 부채율 '5만%'
(3) "돈만 벌면 된다"… 무덤뷰 아파트에 살라니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중견건설업체들이 대기업 반열에 오를 만큼 높아진 위상을 자랑하고 있지만 당국의 '일감 몰아주기'(사익 편취) 규제 사정권 안으로 진입하며 투명성과 신뢰도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택지를 수용해 건설업체에 매각하는 사업방식 아래에서 중견건설업체들은 입찰 기회를 늘리기 위해 여러 개의 계열사를 보유했고 상대적으로 내부거래를 이용, 일감을 몰아주는 것이 수월했다.
재계 상위 계열의 종합건설업체들이 공공공사나 해외공사 등을 수주하기 위해 부채비율을 관리할 수밖에 없었던 반면 대부분 비상장사인 중견건설업체들은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켜 수익성이 높은 디벨로퍼사업을 영위해온 것이다. 하지만 미국을 시작으로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그동안 저금리 효과를 누려온 분양시장 거품이 진정되면 이 같은 분양사업의 리스크(위험)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지난해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집단)에 신규 지정된 대방건설그룹의 경우 올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계열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 1위에도 올라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대기업 집단은 대량 내부거래 발생 시 이를 공시해야 한다.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받는다. 앞으로 내부거래 제한이 강화됨에 따라 대방건설의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5월 27일 대방건설이 첫 공시한 '계열사간 자금거래 현황'에 따르면 9개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에 대여한 내부 차입거래는 1조1041억원에 달했다.
규제 대상 기업 대부분 '건설'
지난해 12월 30일 개정 시행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 기업은 종전 263곳에서 698곳으로 2.6배 이상 늘었다. 총수일가 보유 지분율이 20% 이상인 경우, 이들 회사가 50% 초과 지분을 보유한 회사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이 중 건설업의 증가가 두드러졌다.조사 결과 대방건설그룹의 규제 대상 계열사 수는 전체 45곳 가운데 법령 개정 전 4곳에서 개정 후 38곳이 추가됐다. 가장 많은 증가 규모다. 규제 대상이 20개 이상 늘어난 그룹은 GS(12개→36개) 효성(15개→35개) 호반건설(6개→26개) 등이다. 이어 신세계(1개→20개) SK(1개→19개) 하림(5개→23개) 넷마블(1개→18개) LS(2개→18개) 유진(6개→22개) 중흥건설(10개→25개) 이랜드(1개→15개) OCI(2개→15개) IS지주(6개→18개) HDC(4개→15개) 세아(6개→16개) 등은 규제 대상 계열사 수가 10개 이상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시평) 13위(2021년 기준) 호반건설, 15위 대방건설, 17위 중흥토건, 41위 아이에스(IS)동서 등의 규제 대상 계열사 수가 급증했고 증가 규모 상위 16개 그룹 가운데 11곳이 건설을 지주회사로 두고 있거나 주력 계열사인 셈이다. 부동산개발업체 MDM(엠디엠)은 계열사의 50% 이상이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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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수익, 매출의 '93%'
대방건설은 2020년 시평 27위에서 지난해 12계단 올라 15위로 등극했다. 2021년 대방건설의 매출은 1조4712억원, 영업이익은 2866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9.5%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 대방건설 매출은 2조575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3.1%에 달했다. 분양수익은 매출의 93.0%(1조9129억원)를 차지했다.최근 수년간 분양경기 호황이 지속됐고 대방건설이 분양한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등은 고분양가 현상이 심화돼 건설업체 입장에선 수익성이 높아졌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경기 화성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오피스텔 전용면적 84㎡는 분양가가 9억1660만원이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과 비슷한 수준.
도급공사 의존도는 더욱 낮췄다. 대방건설 도급공사 계약잔액은 2019년 말 1조9300억원에서 2021년 말 1조3700억원으로 2년 새 29.0% 감소했다. 대방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586억원으로 그룹 전체 현금성 자산(3020억원)의 52.5%다. 계열사 가운데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시행사 DM(디엠)개발로 56583%에 달했다. 그룹 전체 부채비율은 211%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대방건설이 계열분리를 선택해 대기업 집단을 벗어나거나 내부거래를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현재로선 큰 변화를 주지 않는 쪽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시 의무 발생으로 그룹의 지분현황도 드러났다. 창업주 2세인 구찬우 사장(대표이사)의 대방건설 보유 지분율은 71.0%다. 나머지 지분은 인척 4촌 이내 특수관계인이 보유했다. 대방건설은 대방하우징·대방주택·노블랜드·DB(디비)건설·대방E&C 등 거의 모든 계열사의 지분 100%를 보유했다. 대방산업개발, 대방산업개발동탄, 대방일산디엠시티만 친족과 대방건설, 계열사 등이 지분을 나눠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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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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