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더 글로리'가 중국에서 도둑 시청을 당하고 있다. 사진은  JTBC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송중기(왼쪽)와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송혜교. /사진=장동규, 임한별 기자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더 글로리'가 중국에서 도둑 시청을 당하고 있다. 사진은 JTBC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송중기(왼쪽)와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송혜교. /사진=장동규, 임한별 기자


중국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아이치이(IQIYI)에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까지 불법 유포되는 일이 발생했다.불법 유통을 통한 K콘텐츠가 무분별하게 유출돼 제작사와 배우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중국 최대 리뷰 사이트 더우반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가 8.9점이라는 높은 평점으로 인기 드라마 순위에 올라왔다. 11만여명이 리뷰를 작성하고 별점을 남긴 것으로 볼때 적어도 11만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더 글로리'를 시청한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 리뷰 사이트에 올라온 '더 글로리' 평점은 8.9점이다. 10일 오전 기준 11만5360명이 평점에 참여했다. /사진=더우반 캡처
중국 리뷰 사이트에 올라온 '더 글로리' 평점은 8.9점이다. 10일 오전 기준 11만5360명이 평점에 참여했다. /사진=더우반 캡처


지난해 12월30일 공개된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톱 10 TV(비영어) 부문 3위에 올랐다. 특히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이 한 달간 리뷰 페이지에 8만여 개의 댓글이 달린 것과 비교했을 때 공개 한 달도 채 안 된 '더 글로리'의 인기는 중국 현지에서도 뜨겁다.

문제는 중국인들이 불법 경로를 통해 시청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넷플릭스 스트리밍이 서비스되지 않는 국가다. 세계적인 OTT 플랫폼으로 그간 넷플릭스는 국내의 인기 작품들을 유통하면서 불법 유출 방지 등을 위해 철저한 보안을 유지해왔다. 시청 중 이미지 캡처 및 영상 녹화를 금지하고 있으며 유료 회원제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 여러 사이트에서 넷플릭스 작품들이 불법 유통되면서 한국 콘텐츠들 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신드롬급 인기를 모았던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넷플릭스 '더 글로리' 등이 중국 OTT 플랫폼에 불법 유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재벌집 막내아들' 포스터와 '더 글로리' 포스터. /사진=JTBC, 넷플릭스 제공
신드롬급 인기를 모았던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넷플릭스 '더 글로리' 등이 중국 OTT 플랫폼에 불법 유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재벌집 막내아들' 포스터와 '더 글로리' 포스터. /사진=JTBC, 넷플릭스 제공


중국인들의 한국 콘텐츠 도둑 시청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중국은 지난 2017년부터 한한령으로 인해 한국 드라마, 영화, 게임 등 콘텐츠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그럼에도 한국 콘텐츠가 중국 내에 버젓이 활개 치면서 국내 제작사, 배우 등이 불법 유통 피해를 보고 있다.


앞서 JTBC '재벌집 막내아들'도 중국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아이치이(IQIYI)에 불법 유출된 사실이 알려져 제작사에서 단속에 나섰다. 지난 5일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사 SLL은 "아이치이에 개인이 '재벌집 막내아들' 편집한 영상이 불법 업로드된 것을 확인했다"며 "하지만 현재 삭제 처리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후 업로드되는 불법 영상에 대해 신속하게 조치하기로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지옥' '지금우리학교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등도 불법 유통 피해를 봤다.


 한국 홍보 전문가로 불리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중국 내에서 한국 인기 콘텐츠를 불법적으로 유통하는 문제를 지적하며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인스타그램
한국 홍보 전문가로 불리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중국 내에서 한국 인기 콘텐츠를 불법적으로 유통하는 문제를 지적하며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인스타그램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중국의 한국 콘텐츠 불법 유통은 예전부터 큰 문제가 됐다"며 "중국 당국이 모르는 게 아니고 알면서도 지금까지 안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다른 나라 문화를 먼저 존중할 줄 아는 법을 배우고 반드시 행동으로 보여줘야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서 교수는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매체는 자국민들의 이러한 '도둑 시청'에 대해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보도하고 불법 유통을 근절할 수 있도록 공론화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일에는 못 본 척하고 있으니 큰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