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란 주식을 공모하여 일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이익을 배당으로 나누어 주는 부동산투자회사를 말한다. 국민들은 커피값만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고 7%가 넘는 배당수익을 챙길 수 있어서 좋고 기업들은 가지고 있는 자산을 리츠에 넘겨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좋다.


정부도 리츠를 통하면 재정을 투입하지 않아도 임대주택 등을 공급할 수 있으니 매우 유용한 정책 수단이다. 이러한 리츠의 장점 때문에 미국 등 많은 나라들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리츠를 키워오는 데 힘을 썼다. 우리도 2001년 도입 이후 크게 성장을 해 왔으나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의 상장리츠는 24개이고 시가총액은 8조원 수준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약 0.3%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은 1640조원으로 GDP의 약 5.1%이다. 리츠 부동산 투자로 34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전체 인구의 반인 1억7000만명이 리츠에 투자하여 약 147조원의 배당소득(2022년)을 받아 갔다. 부동산에서 나오는 이익이 골고루 사회에 환원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왜 이렇게 리츠가 커졌을까? 1992년도에 미국은 사람들이 리츠에 부동산을 현물출자하면 그 부동산이 팔려서 이익이 현실화될 때까지 양도소득세를 유예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세금 걱정없이 출자하고 나중에 이익이 실현되면 세금이 부과되니 너도나도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부동산을 리츠에 현물출자하게 된 것이다. 현물출자시 과세이연을 해주는 제도를 업리츠(UP-REITs)라고 하는데 1992년에 이 제도가 시행되자 1991년에 시가총액이 130억달러였던 것이 1994년에는 440억달러로 늘어나 3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하였다.


리츠가 정말 국민 모두가 투자하는 국민주식이 되려면 우리도 현물출자 양도세 과세이연 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개인, 법인 여부에 관계없이 리츠와 합의되면 자유롭게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현물출자할 수 있도록 양도소득세를 이연해 주어야 한다.

다행히 우리 정부도 그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10월 2일 경제장관회의에서 내수 진작을 위해 "공모리츠에 토지를 현물출자하면 양도차익을 과세 이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좀 더 쉽게 설명해 보자. 우선 현물출자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리츠 투자자들은 현금으로 리츠 주식을 사서 투자하게 되나 현물출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리츠에 넘기고 그 가치만큼 리츠 주식을 받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 그 부동산을 개발하거나 운영하여 이익이 나면 그 지분비율만큼 이익을 배분받게 된다. 그런데 현재는 현물출자를 하면 그 시점에서 소유권 양도로 보아 양도소득세가 바로 부과된다.

리츠 주식을 가지고 있을 뿐 아직 이익이 실현되지 않았는데도 양도세가 부과되니 아무도 리츠에 부동산을 현물출자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리츠가 커지지 못하는 큰 이유이다.

우리도 이러한 제도를 도입한다면 여러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장 큰 효과가 바로 개발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일반 개인이나 법인이 보유부동산을 개발하여 가치를 높이고 싶어도 실제로 진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리츠에 현물출자 한다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함께 추가비용없이 개발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재건축, 재개발 같은 사업도 리츠방식으로 많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수도 늘어날 것이다. 부동산 개발이 많아지고 개발이익이 포함되어 과세 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기업과 개인의 부채비율을 낮춰 국가 경제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부동산시장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편입할 수 있는 자산이 다양해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 리츠가 등장하고 해외 자금이 유입되는 등 부동산시장의 건강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최근 국제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가 추진되고 있고 각국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리츠 현물출자 과세이연 제도가 도입되어 어려운 경제도 살리고 미국과 같이 부동산 개발이익을 온 국민이 공유하는 날이 조속히 오기를 기대해 본다.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회장 /그래픽=김은옥 기자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회장 /그래픽=김은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