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의 자회사 편입으로 동원산업 M&A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동원산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어군 탐지 전용 드론. /사진=동원산업


동원산업이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향후 사업 방향성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동원F&B가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웠던 글로벌 대형 M&A(인수합병)에 동원산업의 막강한 자금력과 네트워크가 더해져 날개를 달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교환 승인 안건을 가결했다. 이로써 동원F&B는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동원산업은 이번 포괄적 주식교환을 발판 삼아 외형 성장과 글로벌 확대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 자회사 편입으로 동원산업의 M&A에 탄력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산업은 약 20년 전부터 국내외 시장에서 적극적인 M&A를 진행하며 수산, 식품, 소재, 물류 등 4대 중심 사업 축을 성공적으로 구축해왔다. 올해 1분기 기준 동원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4775억원으로 실탄도 충분히 확보된 상태다.


최근 특히 주력하는 분야는 첨단기술 부문이다. 지난 3월 동원산업은 지주사 신임 대표로 기업가치 제고 전문가인 김세훈 대표를 선임하며 최고기술책임자(CTO)도 함께 임명했다. 창사 56년 만에 처음으로 기술 부문을 신설하고, 장인성 종합기술원장을 초대 CTO로 발탁했다. 기술 전문가를 전진 배치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다.

기존 지주 부문 대표였던 박문서 부회장은 미래성장위원회의 수장을 맡아 그룹의 M&A를 비롯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총괄한다. 이로써 동원그룹은 '기업가치 제고-첨단기술 강화-M&A 본격화'라는 3체제를 완성하며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첨단 기술 투자, 미래 경쟁력 강화의 핵심

동원시스템즈는 지난 3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 참가해 2차전지 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알렸다. 사진은 동원시스템즈 부스 조감도. /사진=동원시즈템즈


업계는 동원산업이 향후 식품 기업에서 기술 기업으로 중심축을 옮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수익성이 낮고 성장에 한계가 있는 식품 부문 보다 AI, 이차전지, 드론 등 첨단 기술에 투자를 늘려 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본업인 식품산업에 첨단 기술을 적용해 효율화를 꾀할 수도 있다.


동원산업은 앞서 2023년 그룹 전반의 생산성 혁신, 기술 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R&D 컨트롤 타워인 종합기술원을 설립, 올해 동원산업 기술 부문으로 조직을 확대했다. 지난 5월에는 세계 최초로 어군 탐지(어탐) 전용 드론을 개발해 조업 현장에 본격 투입했다. 향후에는 AI 기반 소프트웨어도 접목해 어탐 성능을 지속 향상해 나갈 계획이다.

자회사 동원시스템즈는 이차전지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공표하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충남 아산사업장에 약 250억원을 투자해 2차전지용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 라인을 증설했으며 올해 5월에는 총 351억원 규모의 광폭 압연기를 추가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동원시스템즈는 연간 5억개 이상의 원통형 배터리 캔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동원그룹이 수산업에서 시작해 종합식품, 소재, 물류 등의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었던 데에는 본업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사업 영역을 확장해온 '연쇄적 혁신' 전략 덕분"이라며 "새로운 기술이나 역량을 갖춘 기업을 발굴해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인수를 추진했다. 지난 20년 동안 지속해서 M&A를 진행해왔고 이는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