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시절 행안부 경찰국장을 지내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수장에 임명된 김희중 이사장이 최근 정부의 경찰국 폐지 수순 등 외부 요인 등과 맞물려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취임 당시 김 이사장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5월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각 공공기관장 인사가 예고된 가운데 준정부기관인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수장인 김희중 이사장 역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14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경찰에 입문한 김 이사장은 강원경찰청 자치경찰부장, 경찰청 형사국장,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을 거쳐 지난해 6월 인천경찰청장을 끝으로 경찰에서 퇴직 한 뒤 같은해 11월 제17대 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3년 임기를 시작한 김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공단의 100년 경영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하며 ▲교통약자 안전 보장 ▲국민 의견 경청 ▲다양한 기관과 협업 ▲변화하는 경영환경 대응 ▲기존 업무절차와 방법의 혁신 등을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교통안전을 실현하고 단순히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안전을 넘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교통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 이사장은 경찰 고위직 출신인 만큼 도로교통공단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도 있지만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전 정권과 관련된 '친윤' '고속승진' '보은 인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녀 취임 당시부터 논란이 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전 정부에서 임명됐던 공공기관장들이 대거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그 역시 남은 임기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찰 고위 간부 출신, 그중에서도 행정안전부 제2대 경찰국장 출신인 그의 이력도 논란이다. 전 정부에서 31년 만에 부활한 경찰국은 출범 때부터 경찰의 독립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경찰 내부에서도 반발과 논란이 컸던 만큼 경찰국 요직에 배치된 고위간부들은 이른바 '친 정부' 인사로 분류됐다.

2022년 12월 경찰국 2대 국장에 올랐던 그는 9개월 만에 경찰 조직의 두 번째 계급에 해당되는 치안정감으로 승진하며 인천경찰청장으로 영전했다. 단기간 승진→ 경찰 요직 영전→ 퇴임 후 준정부기관인 도로교통공단 수장 임명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123대 국정과제 가운데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에는 '경찰의 중립성 확보 및 민주적 통제 강화'가 담겼다.
경찰국 폐지와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 등이 핵심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미 경찰국 폐지를 위한 직제 개편에 착수했고 이달 말까지 완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경찰국장 이력을 지닌 그가 도로교통공단의 수장으로 임기를 이어가기는 사실상 불가능 할 것이란 관측이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이사장 임기나 외부 평가 등에 대한 부분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