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저녁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치맥' 회동을 마친 후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지난 10월 30일, 인공지능 시대(AI)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삼성동 한 치킨가게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한국 최고 기업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함께했다.


가게의 이름은 '깐부치킨'. 단짝을 뜻하는 '깐부'에 걸맞게 세 사람은 함께 맥주를 기울이고 웃음을 나누며 끈끈한 유대를 과시했다. 황 CEO는 이 회장, 정 회장과 함께한 자리에서 "최고의 밤"이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도원결의' 대신 '치맥결의'라 불린 이날 세 사람의 만남은 단순한 만찬을 넘어 한국 산업계와 전세계 AI 동맹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록됐다. '친구이자 동반자'라는 의미가 세 기업 간 협력 구도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차세대 AI칩에 들어갈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자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엔비디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전장 반도체·로보틱스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만남을 통해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현대차는 AI 시대를 선도할 '단짝'임을 재확인하게 됐다.

치킨집 회동 이후에도 세 사람의 동행은 계속됐다. 세 사람은 같은 날 밤 서울 강남구 코엑스 K-POP 광장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함께 무대에 올라 협력과 우정을 자랑했다.


황 CEO는 이 회장과 정 회장을 '베스트 프렌드'라고 소개했고 이 회장도 황 CEO를 '최고의 발명가이자 최고의 사업가'라고 칭했다. 정 회장도 엔비디아 칩이 차와 로보틱스로 들어올 것이라며 접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황 CEO와 포옹을 나누며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에서 만났을 때와 같은 상황을 재연하기도 했다.


이튿날엔 황 CEO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기업에 GPU 26만장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세 기업의 유대가 기업간 협업을 넘어 한국과 미국의 AI 동맹으로 연결된 셈이다. 앞으로도 이어질 'AI 깐부'들의 회동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