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게 통합 법인 출범, 이혼소송 '재산 분할 방어막' 쌓았나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엔터와 RPG 흡수 합병, 지분 분할 유리하게 조성했다는 시각도
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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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그룹이 올해부터 핵심 법인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배경을 둘러싼 해석이 끊이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IP(지식재산권)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지배구조 특성과 권혁빈 창업주의 이혼 소송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 법인이 출범하면 지분 분할 최대 쟁점인 스마일게이트알피지(RPG) 상장 가능성이 낮아져 권 창업주에게 좀 더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수 있는 까닭이다. IP 글로벌 전략이라는 공식 명분 이면에 오너 리스크 관리와 지분 가치 통제라는 현실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올해부터 기존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알피지(RPG)로 분리돼 있던 법인을 하나로 합쳤다. 통합 법인은 성준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가 이끌고 장인아 대표와 지원길 대표는 각각 엔터테인먼트와 RPG 부문 대표를 맡는 체제가 유력하다는 전언이다.
스마일게이트는 "그룹의 분산된 전사 역량과 자원을 총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글로벌 시장 변화, 기술 전환, 유저 트렌드 등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분산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통합법인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의사결정의 일관성을 확보해 신속하고 강력한 실행력으로 IP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지만 핵심 배경으로는 권 창업주의 재산 분할 리스크가 자리한다는 시각이 많다. 권 창업주는 배우자 이모씨와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재산 분할 문제를 두고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감정 방식에 따라 스마일게이트 그룹 기업가치는 5조원대에서 최대 8조원대까지 폭넓게 평가되고 있는데 배우자 이씨는 이 중 지분의 절반을 분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전부터 추진되던 스마일게이트RPG 기업공개(IPO) 여부는 재산 가치 산정의 핵심 변수로 꼽혀왔다.
현재 스마일게이트RPG는 라이노스 자산운용과 10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전을 벌이는 중이다. 상장 추진 의무를 둘러싼 해석 차이다. 스마일게이트RPG는 간판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로스트아크'를 개발한 핵심 계열사로 한때 국내 IPO 시장의 최대 기대주로 꼽혔다. 시장에선 스마일게이트RPG가 IPO에 성공하면 기업가치가 6조원을 넘을 것으로 봤다. 스마일게이트는 2019년 미래에셋대우, 2022년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을 준비하다 2022년 돌연 해당 작업을 중단했다.
상장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회사 책임을 문제 삼아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청구금액이 1000억원에 이르고 인지액만 3억원대로 책정돼 게임업계에선 드문 대형 민사소송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시장 상황을 고려한 적절한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스마일게이트RPG 상장은 '계륵'… 통합법인 탄생으로 IPO 불필요
스마일게이트RPG가 상장된다면 이씨가 재산 분할 과정에서 기업가치 산정은 물론 분할도 용이해진다. 상장사는 시장에서 거래되며 기업가치가 즉각적으로 드러나고 지분 역시 비교적 쉽게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상장사 상태에선 기업가치 산정 자체가 쉽지 않고 지분 양도나 현금화도 제한적이다. 재산 분할 과정에서 비상장 지분은 평가를 둘러싼 다툼이 불가피해진다.
이번 통합 결정은 이 같은 스마일게이트RPG IPO 동력을 분쇄할 수 있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통합 법인 체제가 유지될 경우 스마일게이트RPG의 단독 상장은 구조적으로 한층 어려워질 수 있는 구조다. 상장을 위해 다시 법인을 분리하거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커진다.
스마일게이트 특유의 지분 구조도 통합법인 카드를 꺼내든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권 창업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이 엔터테인먼트와 RPG와 합쳐지더라도 최대주주 지분이 희석될 우려가 없다. 일반적인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배력 약화 부담이 적다.
통합을 통해 경영권을 한층 더 공고히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기업들과 달리 최대주주 외에 견제할 만한 주요 주주가 없는 만큼 법인 통합은 권 의장에게 '저위험 고효율'의 선택지라는 것이다.
스마일게이트RPG는 그동안 상장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특히 지난해 7월 대규모 부문 채용을 단행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이어오면서 독립 법인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런 상황에서의 법인 통합은 시장에서도 "의외의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이번 결정을 했다기보다는 홀딩스가 일종의 목적을 가지고 전격적으로 밀어붙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각자 별도 법인 사업을 추진하다 급하게 결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했다. "과거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스토브, 메가랩을 흡수합병 했을 때도 비슷한 수순이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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