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GKL의 연결기준 매출은 2108억원, 영업이익은 36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1%, 33.2%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카지노 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 상승을 이뤘다. 다만 경쟁사와 비교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같은 기간 파라다이스 카지노 부문은 매출 45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늘었고, 롯데관광개발은 매출 1946억원으로 42.5% 증가했다.
부진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다. 2024년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매출이 각각 93.9%, 10.2% 성장하는 동안 GKL의 매출은 3937억원으로 0.9% 뒷걸음질 쳤다. 상대적으로 낮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올해 성장률은 업계 꼴찌다.
GKL을 이끌고 있는 윤두현 사장이 실적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계엄 사태로 위기를 맞기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2일 임기를 시작했다. 임기는 2027년 12월1일까지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고 21대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원내부대표를 역임했다.
현 정부와의 껄끄러운 관계는 그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윤 사장은 국민의힘 의원 시절이던 2023년 7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가 IAEA 최종 보고서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며 "허위사실, 거짓 주장으로 국민을 선동하고 불안하게 하는 이재명 대표는 국민들께 사과하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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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에 뒤처진 성장률… 카지노만 운영의 한계━
카지노 및 관광 산업에 대한 전문성 부재도 약점으로 꼽힌다. 언론인 출신인 윤 사장은 국회의원 시절에도 GKL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이 없다. 지난해 그의 내정설이 돌자 GKL 소액주주들은 "업계 경력이나 연고도 없는 정치인이 위기의 GKL을 어떻게 회생시키겠나"라며 전문경영인 선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한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GKL은 2024년 실적 부진에 이어 2025년에도 기저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업계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이는 명백한 경영 실책의 증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GKL의 전임 사장이 코로나19라는 암울한 시기에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면, 관광업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지금은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인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의 높은 성장률이 카지노와 함께 호텔, 쇼핑, 전시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 IR)' 형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세계적인 추세를 살펴볼 때 복합리조트 사업 모델이 융합 관광 산업의 핵심이자 총합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단순히 카지노만 운영하는 것은 슈퍼마켓이고, 복합리조트는 백화점"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고부가가치 사업인 카지노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복합리조트 시설이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쇼핑, 테마파크 등이 필수로 전제되어야 하는 시대에 도래했다"며 "GKL의 부진은 단순 경영 능력 문제뿐 아니라 이러한 세계적인 관광 산업의 추세를 따라가지 못한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GKL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실적 제고 방안에 대한 머니S의 질문에 "국내 카지노 시장은 인천·제주 IR 카지노가 성장세를 주도하며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세븐럭카지노 또한 신규 고객 모객 등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실적이 증대됐다"며 "하반기에도 중국 무비자 정책 영향에 따라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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