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①수백명 생명 앗아간 무안공항 참사, 누구 책임인가
[무안참사 49재] 여러 악조건 겹친 최악의 사건… 정부 역할 중요성 커져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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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4 | 10: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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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는 15일은 국내 최악의 민항기 사고로 기록된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는 49일째 되는 날입니다. 작년 12월29일 발생한 참사로 179명의 희생자들이 발생했습니다. 참사는 공항의 시설관리 부재, 기체 결함 등 복잡한 요인들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사고 원인과 피해자 보상 등을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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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참사의 사고원인 조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항공사(제주항공)와 공항(공항공사, 무안공항), 항공기 제조사(보잉)의 법적 책임과 공방이 주목받는다. 사고와 연관된 당사자들의 과실 비중에 따라 배상 책임 규모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지난 6일 국회에서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의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특위)를 열었다. 이날 브리핑을 맡은 이승렬 사조위 단장은 "1년에서 1년6개월을 목표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공정성과 독립성을 유지한 상태로 명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해 다시는 이런 사고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조사하겠다"고 했다.
이 단장은 "전반적 사고 조사과정에서 동일기종, 엔진에 대해 외부 참가자의 참여가 필요하다면 적극 수용해서 같이 조사할 것"이라며 "1년을 초과한 조사는 중간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고 최종 보고서는 미국 NTSB 및 프랑스 BA의 의견을 반영해 항공분과위원회 심의위원회에 상정하겠다"고 했다.
참사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공항 시설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1차 원인으로는 '버드스트라이크'(조류충돌)와 '기체 오작동'이 지목되지만, 결정적으로 사고를 키운 건 착륙 유도시설인 로컬라이저 구조라는 시각이 많다.당시 관제탑과의 교신에서도 버드스트라이크 경고가 있었고 이후 조류와 충돌하며 기체 이상이 발생, 이에 긴급 동체 착륙했으나 둔덕 위에 세워진 로컬라이저 시설과 충돌하며 참사로 이어졌다. 로컬라이저는 평지에 설치해야 하지만 4미터가량 콘크리트 둔덕 위에 설치돼 있었다.
정치권도 철저한 진상조사를 당부했다. 문금주 의원(더불어민주당·전남 고흥군보성군장흥군강진군)은 로컬라이저 둔덕에 대해 "부러지기 쉽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지시서대로 설치가 되지 않았고 과거 개량공사 때 콘크리트가 있어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단 보도가 있었던 것도 확인했다"며 "법과 시행령, 장관 고시 등을 지키지 않은 결과이기도 하며 이번 사고는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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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현재 로컬라이저가 각종 규정에 적합한지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이며 경찰에서도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부분은 반드시 책임 규명이 돼야 할 것 같고 누가 지시했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보겠다"고 했다.
사고 1차 원인으로 지목된 버드스트라이크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권향엽 의원(더불어민주당·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무안공항에서는 ▲2022년 1건 ▲2023년 2건 ▲2024년 6건의 조류충돌이 발생했다. 운항 1만 회당 발생 건수로 환산하면 ▲2022년 14.35건 ▲2023년 10.25건 ▲2024년 22.23건이다. 인천국제공항의 운항 1만 회당 발생 건수는 ▲2022년 2.04건 ▲2023년 1.69건 ▲2024년 2.47건으로 무안공항이 약 10배 많다.
권 의원은 "무안공항의 조류충돌 발생률은 인천공항의 약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라며 "국토부는 공군 서산비행장에 있는 조류탐지 레이더 설치 등과 같은 예방조치를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국토부는 버드스트라이크와 로컬라이저 문제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다. 조류 충돌 예방 인력 상시 2인 이상 근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각 공항 운영사가 2월 중 채용 공고를 내고 현재 150명 규모를 40명 더 늘릴 예정이다. 모든 공항에 열화상카메라를 최소 1대씩 보급하기 위해 3월 중 발주한다. 또 한국형 조류 탐지 레이더 모델도 4월 중 우선 설치 대상 공항을 확정한다. 무안·광주·여수·포항경주·김해·사천·제주 공항 등 7곳의 로컬라이저 둔덕은 이달 중 설계를 발주, 올해 안에 개선키로 했다.
국토부 책임론 대두
무안공항에서의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후에도 항공기 사고는 또 있었다. 지난달 28일 밤 10시15분쯤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55번 주기장에서 홍콩을 향해 출발하려던 에어부산 여객기 기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승무원 6명을 포함한 탑승자 176명은 비상탈출에 성공, 전원 생존해 인명피해는 없었다.이에 국토부는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와 관련한 개선 방안을 포함한 항공 안전 혁신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항공 사고가 잇따르면서 컨트롤타워인 국토부의 역할에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최근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 보호·지원이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완벽하지 않더라도 최대한 신속하게 제주항공 참사 특별법을 제정해주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족들의 생계를 지원할 여러 제도도 다각도로 챙겨봐 달라. 진상 규명의 경우 무엇보다 피해자 입장에서 의혹이 남지 않도록 이뤄지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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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