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②킵스파마, 'OLED' 본업 버리고 '제약사업' 기웃
[킵스파마의 수상한 영역 확장] OLED 사업 4년 연속 적자…제약사 인수로 '피봇'
김병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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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OLED 장비기업인 킵스파마(옛 KPS)가 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과 제약 및 바이오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투자 시장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투자자를 끌어들이면서 이들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투자금을 넘어 과중한 이자도 부담해야 하는 만큼 킵스파마를 바라보는 투자시장의 시선은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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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장비사업을 영위하는 킵스파마(옛 KPS)가 해당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자 '제약회사'를 인수하며 사업 전환에 나섰다. 제약 및 바이오기업을 잇달아 인수한 것인데 업계 일각에서는 킵스파마가 해당 기업을 지나치게 비싼 값에 인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킵스파마는 자회사인 한국글로벌제약과 합병했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재 사명으로 변경을 확정했다. 건강보조식품 제조 및 판매, 의약부외품, 화장품 판매업 의료용기기 도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킵스파마가 제약사업까지 영역을 넓힌 건 본업인 OLED사업이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50억원으로 전년(41억원) 대비 20.9% 상승했으나 4년 전(152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2021년 7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이후 4년 연속 적자도 계속됐다. 지난해 21억원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과 기술 격차가 줄면서 사실상 해당 사업의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는 평가다.
매출액 7억원 불과 적자기업 60억원에 인수… 224억원 제약사도 인수 후 순이익 '반토막'
현 대주주 김하용 총괄대표와 김성철 바이오사업 부문 대표 모두 HLB에서 근무했고, 공동대표도 역임한 바 있다. 이 같은 두 대주주의 공통된 이력이 킵스파마의 사업 전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업계에선 인수기업의 수익성 대비 과도한 인수금액을 책정한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킵스파마는 지난해 11월 한국글로벌제약 지분 96.44%를 224억원에 인수했으며, 이후 지난달 합병했다.
인수 당시 공개된 한국글로벌제약의 2023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91억원과 20억원이었다. 하지만 인수한 후 공개된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은 371억원과 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5.1%와 60.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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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이 크게 줄자 업계 일부에선 이번 인수금액 책정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한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으로 투자금 회수까지 걸리는 시간은 27.8년이다. 한국글로벌제약이 보유한 순자산(146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원금 회수까지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한국글로벌제약의 경우 성장이 정체된 회사다. 지난 4년 동안의 한국글로벌제약 매출액을 살펴보면 ▲2021년 369억원 ▲2022년 414억원 ▲2023년 391억원 ▲2024년 371억원으로 400억원 안팎에서 머무르는데 2022년 이후 매출액은 감소세다. 순이익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0억원대 머물렀는데 지난해는 8억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킵스파마는 지난달 30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먹는 비만약 치료제 개발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신약이 개발되지 않았으며 킵스파마와 합병 효과만으로 단기간 내 기대 이상의 매출 성장은 어려울 것이란 게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지난 2월 60억원(51.9%)에 인수한 킵스바이오메드(옛 케이비바이오메드) 역시 이러한 비난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킵스바이오메드의 매출액은 지난 3년간(2022년~2024년) 역성장했고 지난해는 700만원대까지 떨어진 데다 같은 기간 매년 9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킵스바이오메드 순자산은 22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까지는 아니지만 순자산이 매년 순손실 만큼 줄어들고 있다. 인수금액에 대한 PBR(주가순자산비율) 지수 역시 5.2배로 높아 당분간 고액 인수에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킵스파마 관계자는 "지난달 한국글로벌제약과 합병하면서 현재 주사업은 제약사업이 됐다"며 "기존 OLED 관련 사업은 경쟁력을 잃은 상황이며 회사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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