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③킵스파마, 만기 도래·자회사 상장에 주가 개선 '압박' 진통
[킵스파마의 수상한 영역 확장] 내년 280억원 CB 만기 도래… 제약회사로 전환 서두르는 중
김병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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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OLED 장비기업인 킵스파마(옛 KPS)가 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과 제약 및 바이오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투자 시장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투자자를 끌어들이면서 이들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투자금을 넘어 과중한 이자도 부담해야 하는 만큼 킵스파마를 바라보는 투자시장의 시선은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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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스파마(옛 KPS)가 갑작스런 '제약사' 전환을 통해 주가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쏟는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킵스파마는 한국글로벌제약과 인수 및 합병한 이후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해 말 416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지난달 1만2600원까지 치솟았고, 지난 2일엔 전일 대비 9.45% 상승한 1만1700원에 마감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장비 사업을 영위하던 킵스파마는 사명을 바꾸고 제약사를 표방한다. 사업 전환을 서두른 건 내년 만기 예정인 전환사채(CB) 물량 때문이다. 킵스파마는 2021년 운영자금(50억원)과 타법인 취득(270억원)을 위해 320억원의 5회차 CB를 발행했는데 해당 채권 만기일은 내년 7월로 이 중 280억원이 미전환됐다.
해당 채권 표면이자율은 0%지만 만기일까지 투자자들이 전환하지 못할 경우 투자금을 반환할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1만1429원이다. 미전환주식 수는 244만9908주로 기발행주식의 12.8%에 달한다.
자회사인 배터리솔루션즈 역시 올해 연말까지 상장하지 않는다면 프리IPO 때 매각한 주식 중 상당수(264억원)를 다시 매수해야 할 상황이다. 만약 매수하지 않는다면 배터리솔루션즈 주식을 취득한 일로부터 매수청구일까지 연 8% 이자를 지불해야만 한다.
결국 킵스파마는 자신의 기업가치 외에도 자회사인 배터리솔루션즈까지 함께 부양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 이를 위해 킵스파마는 지난달 윤상배 전 휴온스 대표를 제약 부문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GSK코리아에서 호흡기사업 본부장을, 보령제약에서 전문의약품(ETC) 부문장을 역임하는 등 처방약 사업에 밝은 업계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휴온스에선 매년 10%대 외형 성장을 끌어내며 연간 기준 매출액 500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현재 그는 서울 영등포의 옛 한국글로벌제약 서울사무소로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킵스파마 관계자는 "5CB의 표면이자율은 0%라서 이자 부담이 없으며, 만기가 도래할 경우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해 재발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HLB 출신 최대주주 '불신' 여전…중복상장 우려로 당국 승인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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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주주에 대한 투자자 불신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킵스파마 김하용 총괄대표와 김성철 바이오사업 부문 대표는 과거 HLB에서 함께 근무했고, 2019년 3월부터 6월까지 2개월여 동안 진양곤 HLB 회장을 대신해 각자 대표 자리에도 올랐다. 하지만 두 대표가 사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시 주목받던 HLB의 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 실패 소식에 주가는 반토막 났다.
현재 킵스파마는 '먹는 비만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신약 개발의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을 만큼 투자자와 신뢰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두 대주주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는 상황에 지난 2월 4CB 투자자들이 20억원 물량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며 일부 투자자들이 신사업 시작 전부터 이탈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자회사인 배터리솔루션 상장 역시 금융당국의 심사 강화로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모회사와 사업영역이 겹치는 자회사의 중복상장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배터리솔루션즈의 경우 모회사와 업종이 겹치지 않지만 자회사의 상장이 모회사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엄격한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킵스파마의 경우 지난달 예정인 자회사의 상장 예비 심사 청구 계획을 철회한 후 후일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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